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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 졸 ( 守 拙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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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15   2006.07.26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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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이 수북수북 쌓인 잿빛 겨울 산을 자주 바라 보는 것은 자못 그 물의(物意)가 쓸쓸함에 있다. 명일을 바라보고
탕탕한 춘광(春光)을 기다리는 것은 허망된 일이리라. 나즈막한 산촌의 숲을 의지해서 초라한 나의 삶을 의탁하고싶다. 옛 사람의 말을 빌어 집 주위엔 대(대나무)를 심어 내 어지러운 생각을 평온하게 하고 탕관(湯罐)에는 항시 찻물이 끓어 내 마음을 기쁘게 한다.

차의 맛은 텅 빈 골짜기처럼 항시 고요하고, 차의 성품은 무심하여 마치 흐르는 구름과 같은 것이다. 밭일이 많은 계절과 달리 따끈한 방에 홀로 앉아 하루종일 차와 벗 할 수 있어 겨울이라는 계절은 더없이 좋다.

생명의 신선한 환희는 존재에 대한 순수한 성찰을 통해, 현실이 곧 절대이고 이상임이 확인되고 이해될 때 가능한 것이 아닐까? 우리 모두는 세속의 명리나 황금에 너무나도 많은 의미를 두고 있다. 세상의 즐거움이란 불만족의 의미를 완벽하게 담고 있는 조건 지어져 있지 않는 괴로움의 상대적 개념일 뿐이다.

그러므로써 욕망의 존재방식으로 결코 가난이 해결될 수 없다. 너덜거리는 창가에 조용히 앉아 화두(話頭)라도 한번 더 챙겨보는 것이, 그리고 또한 삶의 여백이라도 더 남겨 보는 것이 만년춘(萬年春)을 얻는 비결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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